중국이 일본을 겨냥해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용도 물자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2010년 센카쿠 분쟁 이후 16년 만에 꺼내든 '자원 무기화' 카드는 일본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예고하고 있으며, 공급망으로 연결된 한국 산업계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이런 조치가 일본에 끼칠 영향과 한국은 어떻게 될지, 다양한 방면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중국의 일본 수출 금지,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2026년 1월 6일, 중국 상무부는 올해 첫 번째 공고를 통해 일본에 대한 이중용도 물자 수출 통제 강화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중용도 물자란 민간용으로 생산되었지만 군사 목적으로도 전용될 수 있는 품목을 의미합니다. 중국 당국은 "일본 군사 사용자와 군사 용도, 그리고 일본의 군사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기타 최종 사용자 용도의 모든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과거에도 중국은 일본과의 갈등 국면에서 희토류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한 전례가 있습니다. 2010년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중국은 일본행 희토류의 통관 절차를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보복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그때와 차원이 다릅니다. 통관 지연이 아닌 수출 전면 금지라는 점에서 압박 수위가 한층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번 조치는 발표 당일 즉시 시행에 들어갔으며, 종료 시점도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명시: 중국은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까지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 기업이 중국산 희토류를 수입해 일본으로 재수출할 경우 해당 기업에도 제재를 가하겠다는 경고입니다. 이는 일본이 동남아시아나 미국, 유럽을 통해 희토류를 조달하려는 모든 시나리오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배경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고, 중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 지도자가 대만 문제에 관한 잘못된 발언을 공공연히 하고 대만해협에 대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며 비판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 이번 희토류 카드는 다카이치 정권을 압박하기 위한 경제적 수단인 동시에 미국 주도의 동아시아 재편 움직임에 대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희토류가 뭐길래, 희토류가 중요한 이유는?
희토류는 스칸듐, 이트륨과 란타넘 계열 15개 원소를 포함하는 17개 금속 원소의 총칭입니다.
이름에 '희귀'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실제 매장량은 금보다 훨씬 풍부합니다. 문제는 지각에 고르게 분포하지 않고 다른 광물과 섞여 있어 추출과 정제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 정제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희토류가 '21세기의 석유'라 불리는 이유는 첨단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같은 일상 제품부터 전기차 모터, 배터리, 태양광 패널, 풍력발전 설비에 이르기까지 희토류가 들어가지 않는 첨단 제품을 찾기 어렵습니다. 군사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F-35 전투기 한 대에는 약 420킬로그램의 희토류가 사용됩니다. 미사일 유도 장치, 레이더, 에너지 무기, 위성통신 등 현대전의 핵심 장비 모두가 희토류 없이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핵심 희토류 품목: 중국이 이중용도 물자 목록에 포함시킨 희토류로는 영구자석 재료인 사마륨, 네오디뮴, 영구자석 제조에 첨가되는 디스프로슘과 터븀, 의료용 조영제에 쓰이는 가돌리늄, 방사선 치료용 루테튬, 항공기 부품에 사용되는 스칸듐, 고체 레이저 제조용 이트륨 등이 있습니다. 여기에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 리튬, 코발트, 니켈까지 포함되어 있어 규제 범위가 상당히 광범위합니다.
특히 전기차 산업에서 희토류의 중요성은 절대적입니다. 전기차 구동 모터에 들어가는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희토류 없이 제조가 불가능합니다. 여기에 자석 성능을 높이기 위해 첨가하는 디스프로슘과 같은 중희토류는 전량 중국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중국이 이 공급을 끊는 순간, 전 세계 전기차 산업은 심각한 생산 차질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처럼 희토류는 단순한 원자재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경제 패권을 좌우하는 전략 자원으로 부상했습니다.
중국의 수출 금지가 일본 경제에 끼칠 영향은 무엇인가?
일본은 2010년 희토류 수출 통제를 겪은 이후 공급망 다변화를 국가적 과제로 추진해왔습니다. 당시 85%에 달했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한때 57%까지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산의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이기지 못해 의존도가 다시 상승했고, 2024년 기준 약 69%에서 71% 수준으로 올라선 상태입니다. 노무라종합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일본은 희토류 수요의 약 58%를 여전히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희토류 의존도입니다. 전기차용 구동 모터에 필수적인 디스프로슘과 터븀 같은 중희토류의 경우 일본의 중국 의존도가 거의 100%에 가깝습니다. 이 소재들은 단기간 내 대체 공급처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중국이 이 품목들의 수출을 완전히 차단할 경우, 일본 전기차 산업과 방위산업은 생산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손실 추산: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희토류 수출 규제가 3개월간 지속될 경우 일본 경제의 손실액은 약 6,600억 엔, 한화로 약 6조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규제가 1년간 이어지면 손실액은 2조 6,000억 엔, 한화로 약 24조 원까지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일 수출액 중 최대 40%, 연간 10조 엔 이상이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합니다.
일본 정부의 반응은 당혹감 그 자체입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번 조치는 일본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국제적 관행과 크게 다르며, 결코 용인할 수 없는 매우 유감스러운 조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외무성 관계자는 "왜 이 시기에 규제를 강화했는지 모르겠다"며 중국 측에 허를 찔렸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라는 맞불 카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중일 경제 전쟁이 전면화될 경우 양국 모두에게 손해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섣불리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과연 한국은 괜찮을까?
이번 중국의 조치가 한국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첨단 산업 공급망은 '중국의 원소재 → 일본의 가공소재 → 한국의 완제품'이라는 구조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8일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일본 산업의 생산 차질 시 국내 수입 및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 배터리 업계는 일본 소재 업체로부터 음극재와 분리막 등 핵심 부품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일본 업체들이 희토류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한국 기업들도 원가 상승과 완제품 생산 지연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각각 96%, 93%에 달합니다. 직접적인 규제 대상은 아니더라도 구조적 취약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입니다.
세컨더리 보이콧의 위협: 중국이 명시한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은 해석 범위가 넓어 한국에도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산 희토류를 수입해 한국에서 제조한 배터리를 일본으로 수출할 경우 이를 제3국 우회 수출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민간용 제품이지만 동시에 군용 드론 등에도 활용될 수 있어 군수 물자로 분류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국내 산업계는 수년 전부터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비해왔습니다. 반도체와 배터리 업계는 공급망 다변화, 국산화 비율 확대, 폐배터리를 활용한 재자원화 사업 등을 추진해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희토류 공급망 리스크는 수년 전부터 상시 대응 체계를 구축해온 사안이라 당장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부도 희토류 공급망 태스크포스를 산업안보 공급망 TF로 확대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자체 공급망 구축은 여전히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중국의 대일본 희토류 수출 금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자원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수혜주와 피해주를 가려내고, 장단기 관점에서 주식 포트폴리오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미국 증시 전망
수혜 예상 섹터: 비중국권 희토류 생산 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최대 희토류 생산 기업인 MP Materials(MP), 호주의 Lynas Rare Earths, 텍사스 희토류 광상을 보유한 USA Rare Earth(USAR)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USA Rare Earth는 최근 상업 생산 일정을 2년 앞당겨 2028년 말로 조정했다고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그린란드 남부 희토류 광산을 보유한 크리티컬메탈스(CRML)는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인수 논의 보도와 맞물려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의 필요 섹터: 일본 부품 의존도가 높은 미국 전기차 및 방위산업 기업들은 단기적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은 이미 호주, 캐나다, 베트남 등과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어서 중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입니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국가 안보 차원의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와 에너지부가 직접 자금을 지원하며 탈중국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관련 기업들에게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이번 이슈로 인한 직접적 영향보다는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전반적인 불확실성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미국 증시는 올해도 AI 투자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큰 조정보다는 변동성 확대 정도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 한국 증시 전망
국내 수혜주: 희토류 관련 국내 기업으로는 유니온머티리얼, 동국알앤에스, 티플랙스, 쎄노텍, 노바텍 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비중국산 희토류 기반 영구자석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장기적 수혜가 예상됩니다. 페라이트 마그네트를 생산하는 유니온은 희토류 대체재 관련주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관련 ETF: 희토류 테마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개인 투자자는 광물·소재 관련 ETF나 2차전지 소재 ETF를 통해 간접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2026년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 중입니다. 증권사들은 국가별 주당순이익(EPS) 전망에서 한국이 미국과 신흥국을 앞서고 있다며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 약세 기조 속에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는 공급망 다변화 노력으로 당장의 충격은 제한적이겠지만, 일본 장비·소재 업체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되면 간접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 투자자 대응 전략
⚠️ 투자 유의사항: 본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희토류 테마주의 급등락에 휘둘리기보다 펀더멘털이 탄탄한 기업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 전략을 권장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원 무기화 시대를 대비해 비중국권 희토류 기업, 재자원화 기술 보유 기업, 대체 소재 개발 기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원의 무기화 트렌드를 감안해 희토류 등 광물 채굴 관련 기업과 우라늄에 주목할 것을 권했습니다.
자원 패권 전쟁 시대의 도래,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번 중국의 대일본 희토류 수출 금지는 단순한 양국 간 무역 분쟁이 아닙니다. 안보와 외교, 통상이 하나로 얽힌 '지경학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중국은 대만 문제처럼 핵심 이익으로 규정한 사안에서는 경제적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압박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일본은 이번 사태를 통해 공급망 다변화가 결코 완료된 과제가 아님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 꾸준히 탈중국을 추진했음에도 여전히 절반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 이후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추진했지만,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미국은 이미 호주, 캐나다, 베트남, 아프리카 등으로 희토류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으며, 일본은 이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폐배터리 재자원화, 대체 소재 기술 개발, 수입처 다변화 등 다층적인 대비책이 필요합니다.
자원을 둘러싼 패권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희토류 전쟁의 결말이 어떻게 나든,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언제든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기업, 투자자 모두가 이 사실을 직시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 본 글은 2026년 1월 8일 기준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